INTERVIEW

폰트계의 셀럽, 

DR셀럽 콜렉션

폰트의 고전, 보도니(Bodoni)의 한글판, 

산스를 중심으로 옴므, 클래식, 레이디, 소프트, 마일드, 엣지, 웨딩으로 베리에이션. 

2022년 8월 출시된 DR셀럽 콜렉션의 설명입니다. 

남다른 기획력과 스케일로 폰트계의 셀럽으로 등극하고자 하는, 

DR셀럽과 닥터폰트, 그리고 이호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FOUNDER

서체 디자이너 이호,

닥터폰트

저에게는 폰트의 스케일, 스타일, 무엇보다 

이호라는 디자이너를 시장에 각인시키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서 영문 보도니의 재해석이라는 기조를 내걸고, 

8개 패밀리, 57종 폰트라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돌입한 거죠.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후회는 없어요. 

DR셀럽 출시와 함께, 제 서체 디자이너 

인생의 2막이 열리는 기분이에요.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서체 디자이너 이호입니다. 저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서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현재 폰트 스튜디오 닥터폰트를 운영하며 서울예술대학교 및 저의 작업실에서 서체 디자인과 레터링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글 디자인은 구조적인 형태와 인문학적 배경지식이 필요한, 많은 시간을 요하는 분야라고 생각해서, 충분히 시간을 들여 작업한 폰트들을 하나, 둘 닥터폰트의 이름으로 발표하려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서체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Q. 2012년 문을 열어 올해 10년차를 맞이한 폰트 스튜디오, 닥터폰트도 한 번 소개해주실래요? 

A.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 이름 앞에 Dr. 가 붙죠. 닥터폰트는 서체 디자인 영역에서 자기 속도와 무게감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가 집단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좋은 폰트란 무엇인가?”, “어떻게 기존 폰트들과 차별화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통해, 단단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폰트들을 디자인합니다. 폰트 디자인의 프로로서, 유행을 좇기보다 선도해나가는 스튜디오가 되고 싶습니다.

Q. 닥터폰트의 이름으로 처음 출시하는 폰트, DR셀럽은 어떤 폰트인가요? 

A. DR셀럽은 영문 폰트 중 디돈(Didon)* 스타일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보도니(Bodoni)**를 오마주한 폰트입니다. 잡지 〈하퍼스 바자〉, 〈보그〉 등의 제호로 사용되며 유명해진 보도니의 단단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글로 재현, 다양한 분야의 타이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동일한 골격을 유지하되 디테일이 변형되는 베리에이션(Variation) 폰트로 총 57종을 완성하여,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디돈(Didon) 양식 : 디도체와 보도니체로 대표되는 글자체 양식. 글자 모양은 기하학적 형태에 기반을 두고 비례는 수학적으로 고려하여 글자의 가는 가로획과 굵은 세로획이 세리프 없이 직각으로 만나는 등 글자에서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대비를 보인다. 

**보도니(Bodoni) : 1970년대 이탈리아의 잠바티스타 보도니가 디자인한 세리프체. 가는 가로획과 굵은 세로획이 브래킷 없이 직각으로 만나며 둥근 글자의 축이 수직으로 떨어진다. 글자의 모양과 비례가 수학적으로 계산되어 기계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Q. 보도니를 오마주했다는 점, 베리에이션 폰트라는 점이 특이한데요. 두 가지 포인트를 기획하신 의도가 궁금합니다. 

A. 닥터폰트의 첫 폰트는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 끝에 디돈 스타일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두께 차이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한글 폰트에 적용한다면 전에 없던 세련미를 연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요. 베리에이션 스타일로 기획한 이유는 사용자 입장에서, 골라쓰기만 하면 되는 실용적인 폰트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사용자 친화적인, 다양한 스타일의 베리에이션 폰트를 기획/제작할 예정인데요. 이 다채로움과 스케일이 닥터폰트만의 정체성이 되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Q. DR셀럽은 산스를 기본으로, 옴므, 클래식, 레이디, 소프트, 마일드, 엣지, 웨딩으로 베리에이션 됩니다. 각 스타일별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산스(Sans)는 DR셀럽의 중심이 되는 기본형 디자인으로, 가로획과 세로획의 극단적인 대비와 딱 떨어지는 정갈한 세리프가 특징입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지요. 옴므(Homme)는 산스에 슬랩 세리프***를 더해 주목도를 높인 디자인으로, 이목 집중이 필요한 영상 타이틀에 활용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클래식(Classic)은 획의 모서리에 라운드 형태를 주어,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고, 레이디(Lady)는 자소의 하단과 맺음을 굴림으로 표현해 부드럽고 우아한 인상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더 부드러워지면 소프트(Soft)가 완성되는데요. 산스를 굴림으로 표현하여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확보합니다. 엣지(Edge)는 키치하면서도 날렵한 폰트로, 특히, 이탤릭에서 유쾌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마일드(Mild)는 부드러운 세리프를 자소 ㅇ에도 적용, 부드럽게 이목을 잡아끕니다. 마지막 웨딩(Wedding)은 일부 받침 자소에 물방울 장식을 가미한 데코 폰트입니다. 행복하고 화사한 이미지로 기념일 디자인에 활용하기 좋습니다.

***슬랩 세리프 : 획과 직각을 이루는 세리프를 일컫는다.